Home 생활|건강 2650마일 산길을 걷는 사람들(내과의사 최청원 – 818-881-9444 )

2650마일 산길을 걷는 사람들(내과의사 최청원 – 818-881-9444 )

일이 있는 은퇴 후 생활은 삶의 ‘데뷔’라는 말이 있다.
금년부터 새로 온 의사와 나누어서 진료를 하니 바빴던 진료시간 때와는 다른 삶이 펼쳐지고 여유 있는 시간이 갑자기 고무줄처럼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다. 일주일에 이틀반의 새로 생긴 시간을 모두 건강에 도움 되는 등산에 할애했다. 우리 건강에 꼭 필요한 6가지 최고의 의사는 “햇볕, 운동, 휴식, 음식, 자신감, 이웃친구”라고 한다. 이에 가장 가까이 이룰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등산이라고 생각되었다.
미국에는 현재 멕시코 국경서 캐나다 국경까지 2650 마일 대장정의 여섯 달의 산길(대회명칭: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러)을 배낭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해가며 산길을 계속 걷는 연중행사가 지금 시작되었다.
지난 수요일 산악 동료들과 등반 중 이 대장정의 많은 트래일러들과 산속에서 마주쳤고, 그들을 만나려고 일정도 그들이 지나는 산길을 택했다. 마주칠 때마다 회원들이 정성들여 깎아 준비한 오이, 참외와 초콜릿 바, 음료수 등등을 건네주며 격려와 궁금증의 담소와 그들 행위에 대한 경의의 찬사도 있지 않았다. 약간이나마 그들에게 힘이 북돋아 지기를 바랐다(하나의 작은 응원?). 왜 고액의 5,000불의 참가비(참고: 사막 길을 걸을 때와 시에라 눈 덮인 산길을 지날 때 식량보급과 대피소마련 등등의 경비)를 내가며 그 좋고 편한 소위 문명의 작품이 있는 하와이, 라스베가스, 파리 등등에는 눈길도 안 주고 이 길을 택했냐는 질문에 대답을 대신하여 빙그레 웃는 미소로 대신한다. 신념과 확신의 미소일 것이다.
대답 않는 것이 도리어 그들의 겸손함과 그들의 자신감이 넘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직설적인 대답 대신 표현한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숲속에서 어둠이 짓게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 홀로 잠자리에 들기 전 흑곰이 들어 닥칠 수 있는 것을 대비해 페퍼스프레이를 옆에 지참하고, 고요 속에서 등에 지고 다니는 우크레레로 연주하는 그 음악이, 그 순간이 최고의 친구가 되고, 최고의 선율로 가슴에 다가온다고 한다.
머리위에는 별이 쏟아지고, 이때 전 우주가 내 가슴 안에 안겨진다.”고 말한다. 용감하게 또박 또박 걷는 한 발자국 한 발자국 하나하나가 이들의 심지를 맑고 굳건히 다질 것이다.
우리가 인간사회와 떨어진 자연과 한없이 홀로 접할 때, 외로움도 정제되어 강한 인내와 굳건한 투지로 길러진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가 분명해지고, 경건한 인생관을 갖추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또한 이들에게 격려의 찬사를 아끼지 않고 손수 깎아 정성들여 준비한 과일과 초콜릿, 음료수 등을 손과 손으로 건네주는 이 따뜻한 손들이 있어 차디찬 지구의 한 부분이나마 따뜻하게 온기를 넣어준다, 돌아오는 수요일 또 다시 그들과 마주치는 산길을 택해 이들을 반가이 맞이할 것이다. 이 트레일러 사람들과 산악회 회원들에게 경의를 보내본다. – 내과의사 최청원 – 818-881-9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