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동산 손님에게 마음의 빚을 – ...

손님에게 마음의 빚을 – 발렌시아 Regency KJ Realty 대표 제이슨성

한 달에 한 번씩 밸리 매거진에 빠짐없이 부동산경제 관련 칼럼을 써 온지 벌써 1년도 더 넘어 가다 보니, 의외로 많은 분들께서 꾸준히 읽고 계시고, 밸리 지역과 발렌시아 지역 및 LA 지역에서도 밸리 매거진의 웹싸이트를 통해 본 부동산 칼럼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읽고 계시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으신 것 같아, 더욱 부지런히 정성을 다해 좋은 칼럼을 계속 써야겠다는 다짐을 따로 드리고 싶다. 지난 달 어느 날,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 늦게 컴퓨터 앞에 앉아 이리저리 잔무를 정리하고 있던 중에 핸드폰이 울렸다.
번호를 쳐다보니 미국내 타 지역 Area Code가 떠올라 있었다.
LA 지역 전화번호도 아니고, 타 지역 전화이고, 또 전화를 받긴 받아야 하는데, 밤 9시가 훨씬 넘었고, 그날따라 장거리 운전 탓이었는지 눈도 조금씩 감기고 있던 터이어서, 받을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전화가 끊겨 버렸다. 메시지도 남겨져 있질 않고. 얼마 동안은 고민을 했다. 내일 이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고객의 고민을 들어 드리면 되니까 내일 전화를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다 다시 맘을 바꾸어서 바로 전화를 했다.
미국하고도 동부 뉴욕에서, LA에 있는 친구 분의 소개로 저의 전화번호를 받으신 고객이셨는데, 이미 뉴욕시간으로는 자정이 벌써 넘어 새벽으로 가는 중이었다.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웠으면 자정에 전화를 다 하셨을까. 미안하다는 말씀을 두세 번 하시고는 그간 궁금하고 궁금했던 여러 질문들을 막걸리 주전자에서 사발로 탁주가 쏟아지듯 물으셨다.
거의 많은 고객들이 갖고 있는, 동일한 질문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또다시 확산되어 다시 경기가 어려워지고 가계수입이 반 이상 줄어들어 있고, 20여년 운영해온 가게를 닫아야 하나 아님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하나, 집값이 계속 오를 건지 아니면 내릴 건지, 집값이 내린다면 예전 리만브라더스 사태처럼 급락하지는 않는 건지 지금 집을 팔아서 가게 운영자금을 마련해서 빚이라도 일부 갚으면 매달 손해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 같아 허리가 조금 펴질 것 같은데 그럼 이사 가야 하는 아파트의 렌트비도 만만치가 않고 이래저래 고민이 되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칼럼을 보고 큰맘 먹고 전화 주셨다고 했다.
고객과 상담이 마무리되고 고객의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전화를 끊고 보니 어느새 시간이 40여분이 지났다.
뉴욕으로 전화를 다시 하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단 40여분의 대화로 그간 속에 갇혀있던 많은 궁금증들이 어느 정도 사라진 고객께서는 오늘 저녁 그래도 편함 맘으로 주무실 수 있지는 않을까.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밤새 속에 답답한 내용들을 넣어두고 되새기고 되새기며 걱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리라.
실상, 미국 내 타 지역뿐만 아니라 로스엔젤레스 지역, 또는 발렌시아 지역내라도, 솔직히 고백하건대, 단지 전화문의만으로는 부동산수입으로 연결되는 확률은 거의 없고 있어도 극소수이며, 특히 LA 이외의 타 지역에서는 직접 고객의 에이전트가 되어줄 수도 없는 입장이다 보니, 전화상담은 거의 전화 상담으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동산을 오래 한 에이전트는 전화상담은 가급적 간단하게, 그리고 항상 사무실로 고객을 초빙해서 얼굴을 마주 하고 업무 상담을 하고 있다.
얼굴을 마주해야 좀 더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각인이 되고, 고객과 전담 에이전트라는 업무관계를 만들 수 있고, 그래야, 그 고객이 더 이상 타 에이전트를 찾지 않고, 오직 그 에이전트에게 일을 전담해서 맡기게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말이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해야, 상담은 전화 상담을 잘 해주는 에이전트하고 하고, 실제 부동산거래는 다른 에이전트하고 해서, 실제의 혜택은 다른 에이전트에게 돌아가는 엉뚱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단다.
그렇지만, 매사 그렇게 살아야 하나? 그렇게 하나하나 장래에 일어날 일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계산해서 철저히 구분해서 처리해야 하는지, 그렇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곧 큰돈을 벌 수 있다면 그렇게 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잘 하는 일은 분명 아닌 것 같다. “고객에게 마음의 빚을 지게 하라”라고 어느 경영학백과에 나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언젠가는 그 빚이 자신에게 좋은 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것이 맞는 말인 것 같다. 물론 그 빚이 좋은 일로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도 계산된 잔머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차라리 오히려 눈에 띄게 계산적으로 사는 것보다는 훨씬 보람되게 사는 듯이 사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