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미나리’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었다.(글: 백동흠 목사 818-360-1339)

‘미나리’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었다.(글: 백동흠 목사 818-360-1339)

우리 교회는 매일 새벽기도회를 한다. 그리고 기도회를 마치게 되면 간단한 아침식사와 함께 새벽 큐티를 한다.

오늘 새벽에는 아내가 미나리로 물김치를 해왔고 미나리로 버무린 부침이를 준비했다.
미나리 부침이와 미나리 물김치 이것이 아침 메뉴이다

오늘 아침에는 제93회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탄 [미나리] 영화가 화제가 되었다.
얼마 전에 누군가가 카톡으로 [미나리]를 보내 주어서 보았다.
소문이 대단하여 기대감을 갖고 보았으나 내용의 흐름이 밋밋했다. 그리고 미국 이민자의 어려움과 고달픔을 담은 낯익은 모습이라 나에게는 크게 감명을 주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기 때문이다.

빈 땅을 사서 농장으로 일구겠다는 것
홀로 삽으로 땅을 파고 우물을 파서 농장을 일군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설득력도 나에게는 없었다.

집도 허름한 바퀴 달린 모빌홈이다.
더구나 어린아이가 심장병이 있다.
병원도 없다. 자녀의 교육환경도 최악이다.
이사오자 마다 아내의 불만과 불평은 뻔하다.
그러기에 부부 싸움이 자주 일어난다.
생계를 위해서 병아리 감별사 일을 해야 한다.

결국은 자식들을 위해 한국에서 외할머니를 오게 한다.
할머니도 한국의 전통적인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다.
요즘 말로 하면 튀는 할머니이다.
손자 손녀와 함께 화투를 치고 욕도 잘한다.
그리고 교회 헌금 훔쳐서 손자에게 용돈으로 주는 그런 할머니이다.
손자는 그런 할머니가 할머니 같지 않다고 항의한다.
심장판막증이 있는 손자를 데리고 멀리 가지 말라고 딸은 말하지만,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리고 물이 고여 있는 곳을 발견하고 그곳에 미나리 씨앗을 뿌린다.

시련은 계속된다.
부부의 갈등은 깊어지고 별거 혹은 이혼까지 고려한다.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려지고 생산된 배추를 마켓에 출품하는 것도 쉽지않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할머니가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배추가 있는 창고를 불태워 버린다. 시내에 갔다가 뒷늦게 돌아 온 부부는 불타는 창고에 들어가 배추 한 포기라도 건지려고 사력을 다한다.
이런 모습에서 부부가 하나인 것을 체득하고 서로를 염려를 해 준다.
할머니는 이때 자신의 탓이라 하면서 어두운 숲을 향하여 도망가듯 걸어 간다.
이때 어린 손자가 사력을 다하여 뛰어가는 모습을 통하여 심장병을 이겨내는 모습을 암시해 준다.
어린 손자는 할머니 앞을 가로막으며 가지말고 함께 살자고 외친다.
좌절과 절망의 밤이지만 오히려 반전을 이루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날밤 조그만한 방에서 온 식구 피곤에 지쳐 잠들고 있지만 내일 아침 희망의 해는 다시 떠올를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빠는 어린 아들과 숲까지 나간다.
그리고 할머니가 심은 물가의 미나리를 보게 된다.
너무 왕성하게 자란 미나리의 모습이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오늘 아침(21/4/29) 새벽 기도를 마치고 미나리 물김치와 미나리롤 버무린 부침이를 함께 먹었다. 이때 집사님이 한마디 한다.
” 미나리는 뿌리가 엄청 강해!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나는 게 미나리야.” 그래서 미나리는 억세. 그러나 솎아내면 그 안에 부드럽고 고운 것이 있어, 봐봐 미나리 물김치 너무 연하고 시원하잖아 부침이도 너무 맛있다”
집사님의 그 말 한마디가 귀에 번쩍였다.
집사님의 말 한마디가 미나리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뿌리가 강해, 억세 그리고 부드러워”
아! 그래서 영화의 제목이 미나리였다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
미나리는 바로 내 가정의 모습이었고 이민의 땅에서 자리 잡아 가는 우리의 모습인 것을 공감하게 됐다.
윤여정씨가 여우조연상을 탔다. 그의 소감과 그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 그녀 역시 [미나리]였음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