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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시대

글: 정용제 (헤세드 한인교회 담임목사)

사람에게 이름이 있듯이 ‘시대’에도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야인시대, 영웅시대, 질풍노도의 시대.
그 시대의 특징을 이름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만약 이 시대에 이름 붙인다면 무슨 이름을 붙이시겠습니까?
저는 이 시대를 ‘꼰대 시대’라고 하겠습니다. 꼰대는 저의 학창시절에는 주로 선생님을 부르는 ‘은어’로 사용했었는데 요즘은 그 사용 범위가 훨씬 넓어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채널 중에 하나인 BBC Two가 오늘의 단어(word of the day)로 KKONDAE(꼰대)를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의를 다음과 같이 했습니다.
An older person who believes they are always right (and you are always wrong). [항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 (그리고 당신(꼰대)은 항상 틀리다)]
그리고 BBC Two는 페이스북에 ‘이런 사람들을 알고 있나요?’라고 질문했는데, ‘내 주위에도 있다’, ‘우리 아빠다’, ‘내 남편이다’ 등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꼰대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세적인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꼰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꼰대를 어디서나 만날 수 있고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직접 꼰대‘짓’을 하면서 자신은 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기사에서 보았는데 꼰대의 육하원칙이 있답니다. 내가 누군 줄 알아? (Who), 네가 뭘 안다고?(what), 어딜 감히?(where), 내가 너 때는 말이야 (when), 어떻게 해?(how), 내가 그걸 왜 ?(why). 이런 표현을 자주하는 사람이 꼰대라고 합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판단만이 맞다고 철떡 같이 믿는 사람.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주장은 철저히 무시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입니다. 어느 설문조사에서는 젊은 꼰대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꼰대시대에 내가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아니 이미 꼰대인 내가 꼰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꼰대 방지 5계명’이 있습니다.
①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②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③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④말하지 말고 듣고, 답하지 말고 물어라.
⑤존경은 권리가 아니라 성취다.
이 다섯 가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마태복음 7장 12절)는 예수님의 말씀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성경의 황금률(The Golden Rule)이라고 불립니다.
꼰대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이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작은 것에서 부터 남을 대접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언젠가는 이 불명예스런 이름에서 벗어나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