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기타 중년의 사랑 (백동흠)

중년의 사랑 (백동흠)

우려낸
한 잔의 차를
마셔 보았나요?

깊고 진한 사랑이
그 안에 있음을
느끼어 보셨는지요?

거친 세상
오랜 세월
그래도 함께
여기까지 왔습니다.

마음에 실망과
상처를 주고
서럽게 울기도 했다지만

미운 정
고운 정
얽히고 설켜
쌓여온 것이 사랑인 것을
아직도 모르겠는지요?

우려내고
우려낸
차 속에
더 진한 맛이 나오듯

함께 한 오랜 세월
삶 속에 묻혀있는
깊고 진한
그 사랑을 음미하며
즐기실 때가 지금이 아닌지요?


중년은
잊혀진 사랑의 추억을
열심히 캐내어 아름답게
손질하는 시기입니다.
싸우고 상처받고
아파했던 것 보다
함께한 그 사랑이
훨씬 더 크고 아름다웠음을
고백해야 할 시절입니다.

******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사랑을
스스로 찢어 버림으로
삭막하고 후환의 삶을
사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서라도
지금은 지나간 세월,
사랑의 추억들을 캐내어
아름답게 치장할 때입니다.